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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물안개로 자욱한 만추의 화려함을 안은 청송 주산지..
    등산 여행 기행 2005. 10. 30. 18:10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했던

    청송의 주산지로 가기 위해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일찍 일어났다

     

     

    바깥의 온누리는 갑자기 내려간 기온으로 서리로 하얗게 덮혀있다.

    섭씨 1도.. 

    새벽에는 아마 영하의 온도였을 것이라는 생각..

    준비해 간 따뜻한 겨울 옷을 겹쳐 입고 주산지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

    깊은 골짜기의 준령들 사이사이에서 구름들이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높은 봉우리들만이 자라마냥 짧고 굵은 목을 내밀고 있다


    그들도 슬픈일에 눈물 모아 하얀 구름 만들었나..

     

     

     

     

    주산지가 가까워지면서

    길의 양편에는 모두 주차장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차량들로 주차장은 이미 만차..

    들어갔다 차를 돌려 나오기도 힘들 만큼 빽빽이 들어차 있다

     

    겨우 한 곳에 주차를 시키고

    주산지로 향하는 내 마음은 벌써 두근거림으로 뜀박질을 한다

     

     

     

    주왕산 남서쪽 끝자락 너머에 살며시 내려앉은 주산지..

    조선 경종 원년(1720)에 만들어진 농업용 인공 저수지로 길이 100m, 너비 50m의 천연의 모습 그대로 한국의 자연을 대표할 수 있는 아름다운 농업용 인공 저수지..

     

    아..!!

    물안개로 자욱한....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나지막한 저수지는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 낸다,

     

    주차장의 차들보다도 더 많은 사진작가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겹겹으로 저수지를 에워싸고 서서 셔터를 눌러대느라 분주하다..

     

    절경 주산지는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새벽녘,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는 주산지의 비경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한폭의 수채화이며,

    멋있는 풍경의 영상의 한 장면이다..

     

    주산지는 이제 사진 매니아들의 촬영지의 메카로 자리매김되고 있나보다.

     

    농촌에서는 닭울음 소리로 새벽이 열린다면

    좁은 주산지엔 몇 백명의 사진매니아들이 눌러대는셔터소리로 새벽이 열리나 보다.

     

    한마디로 사람 반 카메라 반이다..

     

     

     

    주산지는, 

    카메라만 들고 가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생애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물안개가 걷히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주산지는 이제 막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 모습..

    고요한 수면은 돌멩이 하나의 파장도 생생히 드러낼 만큼 투명했고,

    아침 햇살을 받은 고운 가을산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었다.
    기이하게 생긴 왕버들은 수면에 그대로 반사되어 멋진 작품을 보는 듯하고..

     

    허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암자는 아쉽게도 환경적인 이유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몇 시간을 주산지의 가을에 취해 있는 동안 내가 못견뎌하는 추위가 엄습한다..

    내려오면서 얼었던 몸을 녹이기 위해 먹은 국물있는 어묵의 매력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주산지를 끝으로 올라오면서  경북 청송의 산자락에 자리한 

    ‘삼부잣집’으로 불리는 송소고택을 들러

    시빈님이 일러주신 지례예술촌으로 가기위해 차의 방향을 틀었다..

     

     

     

    지례 예술촌은 초입부터 깊은 산골의 맛이 짙게 풍긴다.

    요즘도 이런 동네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첩첩산중..

     

    임하댐이 내려다 보이는 "자그만하고 깨끗한 고요"라고 표현해야 겠다..

    더욱이 그 곳 일대에는 포장 안 된 구불구불한 산골 길 그대로에

    가게도 식당도 일체 없다..

     

    그야말로 인공적인 모습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그 곳은,

    천연기념물로 해야 할 만큼 순수하고 깨끗한 동네였다..

     

     

     

    99칸의 고택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는 강릉의 선교장보다는 훨 작아 보였다.

    더 많은 문집과 고서 등의 자료도 미흡함을 느끼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짧음을 긴 시간으로 만들어 너무나 알차게 보낸 이번 여행..

     

    든든한 여행  파트너 덕에 비싼 가이드 값도 안 치르고

    길거리에서 헤매는 일 없이 경제적 시간적 알뜰함으로 마칠 수 있어서

    마음도 뿌듯했고..

    또한 그 뿌듯한 마음만큼 미안한 마음도 함께 한다..

     

    나만을 위한 맞춤시간으로 만들어 주었기에....

     

     

     

     

     

     

     

     

     

     

    20051025


     
    출처 : 洙沇의 竹田 |글쓴이 : 洙沇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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