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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단풍일기등산 여행 기행 2005. 11. 1. 21:01
10월 30일 일요일....일기
늦잠잔 옆지기를 협박...아니 꼬셔서 느즈막히 팔공산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어머님과 함께한 가족 모두의 나들이 였다.
오후3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차가 무척이나 막혔다.
내려오는 길..올라가는 길..모두다..
그저 바람이나 쐬이고 외식이나 할 요량이었는데
가을이 벌이는 그 환상적인 색감의 퍼레이드란...
어른들이 단풍놀이...단풍놀이... 하시는 까닭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붉게 물든 산이 고와야 얼마나 곱다구...
좋기야 하겠지만 뭐가 그리 극성인지 모르겠다 생각 했는데
동화사 가는 길가에 단풍들이 그리 고울수가 없었다.
말로는 표현 할수 없을 정도로 고운 색이었다.
옆지기도 "이럴줄 알았음 조금 더 일찍 나서는건데..."
라고 할 만큼..단풍의 색이 너무 아름다왔다.
"우와~" "야~" 하는 탄성을 자르기에도 바쁠 정도였다.
햇살이 조금만 더 밝았다면..
해가 조금만 더 비추어 주었더라면...
아니 조금 만 더 부지런을 떨어 볼것을..
차가 거의 줄을 서 움직이지 않자 다섯살 난 딸아이가
"어~ 왜 차가 아직도 안 움지여? 지금 빨간불이야?"
신호등도 없는 그 길이 왜 막히는지 설명해 주려다
"응 빨간불 맞아~ 창밖을 봐...나무가 온통 빨간불 노한 불 이잖아." 했는데...
"응 맞네~ 정말 빨간불이네..우와~저기도..조기도"
하며 손가락질 하는 통에 식구들 모두 한참이나 웃음 바다가 되었다.
그 웃음속에 단풍이 더 곱게 피어나는 듯 했고
모두들 단풍 구경을 한다고 차들의 행렬은 여전히 느릿 느릿...
그냥 길가에 주차시키고 모두들 내려 사진을 찍는가 하면
우리집처럼 운전하는 사람은 계속 차에 남아서 운전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내려서 단풍을 가까이서 즐기며 단풍잎을 줍기도 하고 탄성을 질러댔다.
오늘은 옆지기가 늦잠잔 벌을 톡톡히 받은셈이었지만
차 막히는 길을 운전 하느라 가까이서 단풍을 즐기지 못한
그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단풍나무 길가에 할머니들이 각종 야채며 꽈리를 매달아 놓고 팔고 계셨다.
-사지는 않고 사진만 한컷!
단풍나무길을 지나 한참을 달리니 이번엔 온통 은행나무길이었건만
아쉽게도 해가 진 뒤라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건 가로등 아래서나
겨우 감상 할 수 있었다.
다음주 일요일엔 예식이 있는데...
올해는 더이상의 단풍구경은 포기해야 하는 걸까...
한해..한해...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에 대한 시각이 변해 간다...
무엇을 깨달음인지,,, 단지 시각의 변화인지...
7시가 다 된 시간에 팔공산을 벗어나
집근처의 샤브샤브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예쁜 단풍잎과 식당 놀이방에서의 놀이로 딸아이도 한껏 기분이 좋아 보였고
어머님도 단풍구경에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다.
비록 잠시 다녀온 나들이지만 잘 다녀왔다 싶은 한편
이렇게 좋아 하시는데 자주 모시지도 못해 어머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내년엔 차가 막힘을 감수하고서라도
단풍놀이를 꼭 가자고 옆지기가 말했다.소백산이 어떨까 하며..
글쎄...
건축일을 하는 옆지기가 현장일을 하게 된다면 한달에 한번도 겨우 쉴터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한번 말을 꺼내었음 지키는 사람이라
어쩜... 하는 기대도 해본다.
-옆지기가 찍어준 사진
-겨우 한장 찍어준것이 저렇게 어정쩡한 포즈로 눈감고 있는걸 찰칵!
단풍색이 너무 예뻐 사진을 빨리 정리하려다 보니 시간이 꽤 늦어 버렸다.
그럼 여기서 10월의 고운 한페지를 접고 빨리 씻고 자야겠다...
아름다운건 역시 혼자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싶은가 보다.
가족들과 함께한 그 아름다운 시간중에도 떠오르는 이들이 어지러운 단풍색 만큼이나
스쳐갔다.
출처 : 꿈꾸는 바라기들... |글쓴이 : 나루 [원문보기]'등산 여행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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