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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숙제 (32)이해인 수녀님의 詩 2011. 12. 17. 15:47
기쁨이 열리는 창
이해인
<독서의 창>
환경 파수꾼이 되자
<2분간의 녹색운동> 마조리 램
평소에 그리 관심없는 것도 아니면서, 환경관련 책들은 읽기를 미
루어둔 것들이 많아 근래엔 실천에 도움이 되는 책 두 권을 골라 읽
었다.
만화로 엮은 <환경을 살리는 초록이네 집> (신영식 글 . 그림)도 좋
았고, 이와 더불어 읽은 <2분간의 녹색운동>은 우리가 마음먹고 2분
만 투자하면 환경파수꾼이 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물
아껴쓰기, 종이 아껴쓰기, 운전자를 위한 경고, 연중 에너지 절약,
집수리와 장식, 재사용, 잔치와 선물 등 18장으로 구성한 이 책은 환
경문제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항목들로
가득해 호감을 준다.
칫솔질을 하는 동안 수도꼭지 잠그기, 빨래는
세탁기 하나 분량이 될 때까지 모았다 하기, 충전 가능한 건전지 사
용하기, 냉장고 문을 열기 전에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고 열기, 서
류의 복사량 줄이기, 종이는 양면을 다 쓸 때까지 사용하기, 출입문
안쪽에 '마지막 나갈 때는 불을 끄세요'라고 써붙이기, 자기 커피잔
갖고 다니기, 새 것을 사기 전에 낡은 물건 살펴보기, 버리려고 했던
물건을 재사용하기, 환경과 친한 선물 하기.
우리가 이미 알고는 있지만 소홀하기 쉬운 일들을 꼭 실천해야 한
다고 설득력 있는 예를 들어 강조한다.
녹색운동, 환경운동에 대해
서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이 나에겐
특별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나부터 새롭게 녹색운동을 시작하는 작
은 일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는 구절.
"환경운동을 위해서 새해 첫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올해는 적
어도 두 명의 친구에게 환경보전에 대한 것을 제안하자. 세상을 구
하기 위해 하루에 2분만 소비하면 된다. 녹색사고와 녹색운동은 습
관이 될 것이며 당신은 스스로 깨달아서 낭비적으고 파괴적인 행동
을 저절로 피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작은 참여는 참으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당신 책상에서 바로 시작하라."
<164쪽 ~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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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기도를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눈은 침묵이다. 하늘과 땅 사이의 공간은 점령당했고 하늘과
땅은 순백의 침묵의 가장자리에 불과하다. 눈송이들은 허공에서 서
로 만나 그 자체가 이미 침묵 속에서 하얗게 변해버린 땅 위로 함께
떨어져 내린다."
얼마 전 강릉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바닷가에 말없는 기도처럼 쏟
아져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나는 막스 피카르트의 멋진 한 구절
을 기억해냈고, 집에 돌아와 <침묵의 세계>를 다시 찾아 읽었다.
"침묵은 결코 수동적인 것이아니고 단순히 말하지 않음이 아니
며, 침묵은 능동적이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이다. (...)오늘
날 인간에게 잠이 없는 것은 인간에게 침묵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인간에게는 잠의 보편적인 거대한 침묵에게로 데려다 줄
자기 내부의 침묵이 결여되어 있다."
의사이며 작가이기도 했던 막스 피카르트의 이 책은 눈 내리는 겨
울 밤에 읽으면 어울릴,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다. 그는 사물과 침
묵, 사랑과 침묵, 시간과 침묵, 자연과 침묵, 병, 죽음 등 여러 주제
로 나누어 침묵을 예찬한다. 이 책의 서평을 쓴 철학자 가브리엘 마
르셀의 글도 읽을수록 잊혀지지 않는 여운이 있다.
세상의 어느 장소보다도 수도원에서는 날마다 새롭게 침묵을 감
조한다. 깊은 침묵 속에서 태어난 말과 기도라야 향기가 있음을 경
험한다. 그동안 너무 바삐 사느라 침묵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나를
반성하며 새로 오는 시간을 맞으려 한다.
"시간에는 침묵이 스며들어 있다. 침묵하면서 하루는 다른 하루를
향해 나아가고 마치 신이 자신의 정적 속에서 꺼내놓은 것처럼, 알
지 못하는 사이에 또 다른 하루가 나타난다. 침묵하면서 나날은 해
를 뚫고 나아가고 하루 하루는 침묵의 박자 속에서 움직인다. 하루
의 내용은 소란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오는 것은 침묵
속에서 일어난다."
침묵이 필요한 내게 이 책은 계속 침묵으로 말을 건네오니 얼마
나 고마운지! 우리 모두 눈꽃처럼 순결한 침묵의 기도로 새날을 맞
이하자.
<166쪽 ~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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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11월
네번째 목요일
아침
김천은 장날
김장준비한다고
엄니들 아즈매들
바쁘게 장을 보러 다니신다
2010년 11월25일
철없는 농부의 아내
윤
주
출처 : 민들레의 영토글쓴이 : 나무와새 원글보기메모 :'이해인 수녀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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