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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숙제 (31)이해인 수녀님의 詩 2011. 12. 17. 15:46
기쁨이 열리는 창
이해인
<독서의 창>
웃으며 즐기는 세계종교 이야기
<신의 나라 인간 나라> 이원복
10여 년 전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먼저 애독한 한 수녀가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야 할 교양필독서"하고 하도 여러 번 강조해
서 거의 모든 식구들이 이 책을 먼저 읽으려고 쟁탈전을 벌였던 기
억이 새롭다. 만화로 요약한 각 나라 편을 차례대로 읽으며 나 역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고도 유익한 역사공부에 푹 빠져 지내곤
하였다. 전과는 다르게 컬러로 작업해서 읽기가 더욱 편해진 <신의
나라 인간 나나>는 나온 지 얼마 안돼 재쇄를거듭하는 것만 보아도
그 선풍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새롭게 지니면서 즐거운 독서산책을 하였다.
종교란 무엇인가, 고대의 종교, 유대교, 기독교, 이스람교, 힌두
교, 불교, 유교 순으로 짜여 있고 친절학 '찾아보기'까지 곁들여
있는 이 책은 내가 서슴없이 모든 국민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
이다.
'세계 정신문화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듯이, 너무 진진하고 경건해서 자칫 밋밋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세계의 문화와 종교를 다원화된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서로의 다
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은 쉽게 하면서도 실제로는 편견과 선입견
으로 오해를 하며 자기의 종교만을 옹호하는 독선에 빠져들곤 한다.
인류사에서 큰 비극과 불행을 가져온 많은 전쟁도 어떤 경우엔
'종교'가 문제된 적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누구보다도 평화를
추구해야 할 종교인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으로 보고 그들이 섬기는 신
들은 얼마나 슬프고 답답할까 생각해본다.
인간과 문화와 종교를 새
롭게 배우고, 특히 자기가 믿지는 않지만 존중해야 할 타 종교에 대
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오늘
도 테러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이 지구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겸손하게 성찰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156쪽 ~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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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엔 정원사가 되어보자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얼마 전 비오는 날, 부산에 사는 몇 분의 불자들과 창원 성산 아트
홀에서 열린 헤르만 헤세의 전시회에 다녀오며 새삼 그의 책들이 읽
고 싶어져서 우선 <정원 일의 즐거움>을 선택했다.
"이 세계는 암울해 보입니다. 그래도 역시 봄은 오고, 어느 꽃이나
다 영원하고 쾌활한 웃음을 보여줍니다."(1942년 3월)
"땅과 식물을 상대로 일하는 것은 명상과 마찬가지로 영혼을 자유
롭게 놓아주고 쉬게 해주는 것입니다."(1955년 가을)
"정원 일을 할 때는 물질적인 충동으로부터 완전히 순수하게 벗어
나게 됩니다. 이런 노동은 무언가 종교적인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땅에 무릎을 끓고 잡초를 뽑아내는 일은 마치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것과 같지요."(1972년 7월)
<정원 일의 즐거움>엔 땅, 나무, 꽃, 정원, 계절, 인생에 대한 헤세
의 깊이 있는 통찰과 사색으로 가득하다. 거주지를 옮길 적마다 정
원을 만들고 수채화를 그리며 만년을 보냈던 헤세가 허름한 작업복
에 밀짚모자를 쓰고 일하는 사진은 얼마나 친근하고 정겨운지! "사
랑은 미움보다 크고, 이해는 노여움보다 높으며 평화는 전쟁보다 고
귀하다"고 말했다는 헤르만 헤세.
세계와 조국과 인류를 위해 끊임없이 걱정하며 용기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담대한 사람이면서도 아끼던 주머니칼 하나를 잃어버
리고 안절부절 못할 만큼 소심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인, 화가,
정원사로서의 헤세의 기록들은 구체척으로 아름다운 그림일기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든 꽃삽이라도 한 자루 들고 나가 정원을 가
꾸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테지만 정원 일이 결코 낭만적인 것이
아니고 자연의 소리에 겸허히 귀기울이며 딸 흘려야 할 노동임을 다
시 배우게 된다.
"사람들은 한 뙈기 땅을 자신의생각과 의지대로 바꾸어놓는다.
작은 꽃밭, 몇 평 안되는 헐벗은 땅을 갖가지 색채의 물결이 넘쳐나
는 천국의 작은 정원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자연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자연을
만들며 보살펴야 한다"는 헤세의 말을 기억하며 우리도 소박한 정원
사가 되어보자.
<158쪽 ~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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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사는 방법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 애너 퀸들런
시를 많이 읽던 소녀시절 나는 '산 너머 저쪽 더욱 멀리 행복이 있
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 아, 나는 그를 찾아 남 따라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되돌아왔네"하는 칼 붓세의 시를 자주 애송하면서 친구들과
곧잘 행복에 대한 토론을 벌이곤 하였다.
인생의 행복이나 성공에 대한 지침서가 요즘 부쩍 쏟아져나오고
많이 읽히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우리 자신이 실제로 평범한 것, 사
소한 것, 가까운 것에서 행복하기를 배우고 느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땐 행복했지' '언젠가는 행복해질 테지'가 아니고
'지금 행ㅂㄱ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만 행복한 것일 게다.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의 저자 애너 퀸들런은 말한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리허설이 아니며,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오늘뿐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인생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늘 잊고 산다는 게 아이러니지요. 살아갈 날이 계속 줄고 있으니 그
만들고 진짜로 사는 법을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여러 사진을 곁들여도 56쪽밖에 안되는 이 소책자에서 저자는 여
대생 시절, 어머니를 간병하고 저세상으로 떠나보매녀 얻어진 삶의
깨달음을 소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인생을 그저 당연
한 것으로만 여기지 말라고 한다. 인간이 왜 풍요를 누리면서도 심
란해하는지, 사랑은 왜 한가한 '도락'이 아니라 '일'인지를 예를 들
어 설명해준다.
"우리 모두 잘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선한 일을 하
지 않는다면 잘사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선을 바라보고 그중 일부를 되돌려주려고 노력해아 한다는 것을 배
웠습니다"하고 말하는 그는 우리에게 가끔은 술 마시는 데 쓸 돈을
자선단체에 보내라고 권고한다.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단
체에 가서 일을 거들고, 공부방에 가서 자원봉사를 해보라고 한다.
행복해지는 일에도 결국은 선한 일을 하려는 마음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함을 유쾌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160쪽 ~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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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가 즐겨 산책하는 로사리오 정원.
나는 여기서 종종 새소리를 들으며
시작詩作 메모를 한다.
<162쪽 ~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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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밤
잠시
다녀갑니다
2010년 11월25일
철없는 농부의 아내
출처 : 민들레의 영토글쓴이 : 나무와새 원글보기메모 :'이해인 수녀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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