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원인만 300여 가지, 치료법도 제각각
을지대병원 신경과 오건세 교수, 저지방 식사·커피 줄이기 제안
일상생활을 하다가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찾아오는 두통으로 남몰래 고민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은 두통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뇌종양 같은 좋지 않은 병이 머리 속에 생긴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뇌종양은 단지 두통을 일으키는 수없이 많은 원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두통을 악화시키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오건세 교수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스러운 두통'의 주요한 현상과 종류별로 두통을 줄일 수 있는 생활습관을 22일 제시했다.
◇전체 인구 90%이상, 두통 겪어
두통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통증 중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전체 인구의 약 90% 이상은 일생에 한번은 두통을 경험한다. 또한 여자의 66%, 남자의 57%는 1년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두통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두통은 흔한 증상이지만 사람들은 자기 혼자만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머리 속에 심각한 질병을 떠올리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뇌는 직접적인 자극에 대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뇌가 아니라 두개골 밖에 있는 피부, 동맥, 근육 등의 구조, 눈, 코, 귀, 부비동 등의 안면구조, 뇌신경 등의 조직들이다.
◇두통 원인 300여개 이상, "너무 많아"
두통의 원인은 현재까지 300여개 이상이 있다고 알려질 정도로 상당히 많다. 이 중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일차성 두통,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오건세 교수는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진단 및 치료방법과 예후가 달라져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중 '일차성 두통'은 크게 만성 반복적인 편두통과 만성 지속적인 긴장형두통과 군집성으로 나타나는 군발두통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두통의 대명사인 편두통의 특징은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두통이 맥박이 뛰듯이 욱신거리게 아프며 이러한 두통이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되다가 저절로 완화된다. 주로 머리 한쪽에서 치우쳐 두통이 나타나며 움직이면 두통이 악화된다.
또한 구역, 구토 반응이 나타나거나 빛이나 소리에 대한 과민반응이 동반되기도 해 편두통 환자들은 두통 발작이 오면 대개 조용하고 어두운 방안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경향이 있다.
이에 오 교수는 "머리 한쪽 부분만이 아프다고 모두가 편두통은 아니므로 이상이 느껴질 경우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두통 환자의 경우, 두통일기를 쓰면서 발작의 빈도 및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편두통 발작이 1개월에 3∼4회 이상 일어나거나, 발작횟수가 1개월에 1∼2회 일지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예방적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예방적 약물요법은 막연하게 계속할 필요는 없으며, 3∼6개월 주기로 관찰해 편두통 발작이 경감되거나 빈도가 감소하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지면 일단 중지한다.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급성기 치료에는 진통제, 항구토제, 아편제, 트립단제 등이 사용되며 예방치료에는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항간질약, 칼슘통로차단제, 등이 사용된다. 평소에 심신의 안정을 취한다.
만성 지속성 두통의 대명사인 '긴장형 두통'은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전체 인구의 약 30~78%는 일생에 한번은 이러한 형태의 두통을 경험한다.
'긴장형 두통'은 보통 스트레스나 정신적 긴장에 의해 유발된다. 대개 양쪽 머리에 나타나며 무겁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오전보다는 오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나 움직임에 의해 악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 전환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긴장형두통은 근본적으로 정신적, 신체적, 약물학적 기전에 의해 유발되므로 긴장형두통 치료에는 정신지지요법, 근육이완제, 유발점주사요법, 항우울제 등이 사용된다.
두통이 일정기간 군집성으로 나타나는 군발두통은 한쪽 눈 주위 및 이마 옆쪽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15분에서 180분 동안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결막충혈, 눈물, 코막힘, 콧물, 앞이마와 안면부위에 땀이 난다거나 눈꺼풀이 쳐지고, 동공이 수축되는가 하면, 눈꺼풀 부종이 나타나는 등의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동반되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 때문에 두통발작 시 안절부절 못하게 만든다.
군발두통 치료 역시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급성치료에는 트립탄제, 산소, 국소 마취제(비강내 리도카인 마취) 등이 사용되며 예방치료에는 칼슘통로차단제(verapamil), 리튬, 스테로이드, 항간질제, 메라토닌 등이 사용된다.
◇두통 줄이는 생활습관은?
두통은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병리현상으로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이 두통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스트레스나 수면장애만큼이나 두통의 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두통의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환자들은 즐겨 먹는 음식물과 식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식생활 습관을 참고로 할 때, 소량이나마 꼭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고 소량의 밤참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은 서서히 소화되어 온종일 혈당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아침에 생선, 육류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대사를 방해하므로 피하도록 하는 반면, 섬유성분이 많은 식사는 혈당치를 안정시켜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용케 한다. 실제로 영국의 보고에 의하면 편두통환자를 대상으로 고섬유 저지방 식이로 식사습관을 바꿨더니 75%에서 편두통의 발작횟수와 강도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침 기상시 머리가 아프면 취침 전에 가벼운 음식을 먹고 자는 것이 좋다. 특히 너무 일찍 저녁식사를 하거나 소량의 저녁식사를 한 경우에는 수면 중 혈당이 평소보다 두통을 일으킬 만큼 많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취침 전에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예를 들면 한 잔의 우유, 한 두 장의 치즈, 작은 샌드위치를 가볍게 먹으면 수면 중 과도한 혈당저하에 의한 두통이 예방된다. 그러나 취침 시 너무 과도한 음식섭취는 숙면을 방해하고 상대적으로 소화기관 쪽으로 혈류를 치우치게 하여 오히려 아침 기상시 머리가 무겁고 아프게 된다.
◇매일 마시는 커피 '카페인', 두통 악화시켜
카페인은 일차적으로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 카페인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두통을 야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시면 혈관이 수축하는 작용해 두통을 경감시키지만 4잔 이상을 마시면 오히려 혈관확장작용을 시켜 두통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그러나 커피를 많이, 자주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되면 수축된 혈관이 반동적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게 돼 이럴 때 커피를 다시 마시면 머리가 덜 아프게 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 또다시 이러한 카페인 금단성 두통을 계속 유발하게 되므로 서서히 커피 마시는 양과 횟수를 두잔 이하로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카페인은 커피 이외에도 홍차, 코코아, 콜라 등에도 함유되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Tip. 정밀 진찰이 필요한 두통의 위험신호
1)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2) 두통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3) 일반 진통제를 수일 복용하였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
4)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또는 성행위 후에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5)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되는 경우
6)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구토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
7)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하며, 전신 무기력,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는 경우
8)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팔, 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든 경우
9) 의식수준이 떨어져 혼미하거나 자꾸 졸거나 자려고 하는 경우
10) 과거에 경련발작을 했던 적이 있거나 머리를 다친 후 두통이 발생한 경우
11) 다른 이유로 항응고제를 사용 중인 경우
12) 임신 중이거나 암으로 치료 중인 경우
출처 :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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