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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편지 7 - 9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중에서이해인 수녀님의 詩 2011. 12. 11. 12:41
가을 편지 7 - 9
일곱
길을 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주웠습니다. 크나큰 축복의 가을을 조그만 크기로 접어 당신께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엔 늘 작은 모습으로 머무는 나를 그래도 어여삐 여기시는 당신.여덟
빛 바랜 시집, 책갈피에 숨어 있던 20년 전의 단풍잎에도 내가 살아온 가을이 빛나고 있습니다.
친구의 글씨가 추억으로 찍혀 있는 한 장의 단풍잎에서 붉은 피흐르는 당신의 손을 봅니다.파열된 심장처럼 아프디아픈 그 사랑을 내가 읽습니다.
아홉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끌 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 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출처 : 민들레의 영토글쓴이 : 살구나무 원글보기메모 :'이해인 수녀님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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