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詩

[스크랩] 11월에

한조각뜬구름 2011. 12. 17. 15:38





11월에

            글 :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 간다
            「사계절의 기도」中에서 
              수녀님! 사랑합니다.
출처 : 민들레의 영토
글쓴이 : 티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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