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가을 숙제 (17)
기쁨이 열리는 창
이해인
<기도의 창>
(사진)
독자들의 편지 모음
몸이 많이 피곤하더라도 어느 책의 제목처럼 '마음엔 평
화 얼굴엔 미소'가 흐를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일 테지. 그 누
구를 어떤 상황을 함부로 판단하고 쉽게 불평하거나 원망하
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겠다. 그것이 곧 마음의 순결이라 여
겨진다.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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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촌언니 수녀님의 유품
수도생활은 '바늘치명'을 잘해야만 활짝 웃을 수 있고 승
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동료가 주는 어려움, 공동규칙과 의무가 주는 무게, 말로
는 다 설명 못할 사소한 갈등을 진정 '바늘치명'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박해시대에 커다란 칼을 쓰고 모든
이가 바라보는 가운데 죽어간 순교자들은 위대하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가슴과 영혼을 콕콕 찌르는 '바늘치명'을 사
랑 안에서 잘 감내하는 이들 역시 훌륭하다.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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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해인글방 입구
우리가 타인에 대해 마음을 쓸 때,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 그것은 참으로 살아 있는 기도이며 주님께 드리는 '맛있
는 양식'이라는 말을 새롭게 명심하자.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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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내가 즐겨 사용하는 향나무 묵주
불을 꺼도 환하게 비추는 달빛 속에 내 마음도 둥글어
지네. 달빛 고요, 달빛 기도, 달빛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리
며 '나는 달빛 수녀가 되어야지' 생각한다. 언제나 성모님
을 닮아 온유하고 겸손한 달빛!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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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마지막
토요일
가을이
깊어가는 밤
두아이 모두 안방에서
티브 보며 둘이 사이좋게 있고
토요일밤
볼링 치는 이들의 만남
옆지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들과 일주일만의 만남을 위해 볼링장 가고
난
푹 자고 일어나
가을숙제
하고있다
시월의 끝
춥지만 유쾌 상쾌한 가을날
편한 마음으로
구름수녀님
생각하며
민들레의영토
가을밤
꽃을
피워본다
2010년 10월30일
철없는 농부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