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詩

[스크랩] 단추를 달듯

한조각뜬구름 2008. 12. 17. 13:25

 

 

단추를 달듯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고 있는

나의 손등 위에

배시시 웃고 있는 고운 햇살



오늘이라는 새 옷 위에

나는 어떤 모양의 단추를 달까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 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듯

제자리를 찾으며 살아야겠네



보는 이 없어도

함부로 살아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을 확인하며

단추를 다는 이 시간



그리 낯설던 행복이

가까이 웃고 있네

출처 : 좋은글
글쓴이 : 뜨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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